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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김수인의 직격 야구) KBO 총재 사퇴, KBSA 회장 성추문 의혹…야구계 위기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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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울시야구소프트볼협회 조회 777회 작성일 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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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보기 : https://sports.hankooki.com/lpage/baseball/202202/sp2022021410372657360.htm?s_ref=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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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자진사퇴를 선언한 정지택 KBO 총재.
아마추어든 프로든 야구 발전과 흥행은 엄청난 기로에 서 있는데 그 수장(首長)들의 행태는 기가 찬다.
 
먼저 프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지택 총재가 지난 8일 돌연 자진사퇴해 야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정 총재는 “새 인물이 프로야구 개혁을 주도하기 위해 물러난다”는 사퇴 이유를 밝혔지만 취임 1년 1개월만에 갑자기 떠나는 이유로는 설득력이 없었다(임기는 3년).

정 전총재의 사퇴 배경은 세가지다. KBO는 지난해 7월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을 결정하면서 그 과정에 정 전총재가 관여했고 특정 구단 편들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국 당시 KBO 이사회의 녹취록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체부는 이사회 표결에는 문제가 없으나 리그 중단 조치는 큰 유감이라는 조사 결과를 밝힌바 있다. 이로 인해 정 전총재의 리더십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두 번째는 급여 문제다. 정 전총재는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3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지 않고 무료 봉사하겠다”고 천명해 야구계 안팎에 신선한 뉴스를 전했다.
 
하지만 이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다. 정 전총재는 두산중공업을 떠나면서 고문직(부회장 대우)을 그대로 유지한채 취임했다. 따라서 5억원에 달하는 연봉과 차량 리스료, 기사 급여를 모두 두산 중공업에서 부담했다.

총재로서의 연봉을 KBO로부터 받지 않는 건 물론 맞지만 이는 대우가 좋은 두산중공업 혜택을 택한 것이지 ‘무료 봉사’ 차원은 아니었다. 본 칼럼에서 세차례나 이 문제를 지적했고 일부 언론에서도 집요하게 이를 파고들어 도덕성에 큰 상처가 생겼다.

세 번째는 건강상의 이유다. 첫째, 두번째 문제로 인해 정 전총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정신과 치료와 약 복용을 하며 총재직 수행이 힘들어 졌을 가능성이 높다.

KBO는 지난해 10월 정지택 총재를 선임하면서 향후 회원사 그룹들이 3년씩 돌아가며 총재를 맡기로 했었다. 따라서 후임 총재는 두산을 제외한 타 구단의 모그룹 부회장급 이상 인사가 맡게 된다. 문제는 ‘골치 아픈 총재 자리’를 누구든 선뜻 맡지 않으려는데 있다. 말이 총재(總裁)지, 10개 구단 대표들이 사실상 이사회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 선출이 되더라도 야구 행정엔 문외한일 수밖에 없으므로 흥행 부진, 경기력 저하 등 산적한 현안을 남은 1년 10개월의 잔여 임기 동안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래저래 각 구단과 야구 관계자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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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추문 사건에 휩싸인 이종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다음은 아마추어 야구. KBSA(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 이종훈 회장은 지난 연말 자신이 CEO로 있는 회사의 여비서를 수십차례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언론에도 몇차례 보도되고 경찰 조사를 받을 정도면 회장직 중도 사퇴를 하는 게 야구계에 대한 도리다.

그러나 이 회장은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많다.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성추행 혐의 보도 이전과 똑같이 협회에 출근하며 이사회 개최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증언까지 보도된 바 있는데 회장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야구인들을 무시하고 능멸하는 소행이다. 경찰 조사로 혐의가 입증된 후 사퇴를 한다면 사상 최악의 스포츠 단체장으로 오명을 남길게 뻔하다.

지금 아마추어 야구계는 각급 지도자의 뇌물 수수, 구타 혐의 등이 잇따르는데, 부도덕한 회장이 어떻게 이들의 처벌에 앞장설 수 있을까. 자진사퇴의 용단을 촉구한다.

KBSA 소속은 아니지만 대학야구연맹의 방만한 운영과 비리는 점입가경, 갈수록 태산이다. 회장과 사무총장은 배임과 공금 횡령 혐의, 심판위원장은 여직원 성추행 혐의, 전 경기위원장은 금전 문제, 입시 비리로 전과가 있는 스포츠 공정위원회(상벌위) 위원장은 학부형과의 불륜설…. 정말 눈뜨고 못볼 지경이다.

이런 난장판 탓에 운동장 확보는 언감생심이다. 따라서 올시즌 정상적인 대회 개최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뜻있는 대학 감독들이 새 집행부 결성 등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하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선수들과 학부형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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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석민
*일부 프로 구단 운영 역시 주먹구구식이어서 야구인및 팬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호텔 술파티’의 주동자였던 NC 박석민은 7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을 부과받았다.

올시즌 52경기를 뛰지 못하는 박석민은 6월초 그라운드에 복귀한다. 이에 따라 현재 팀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데, 취재진의 질문에 일체 답하지 않고 동료들과도 거의 말이 없다고 한다. 훈련 분위기를 알게 모르게 해칠 수밖에 없다. 박석민은 엄청난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을 뿐, 본인 스스로 진정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박석민이 팀의 애물단지임은 물어보나마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청정지역’을 진흙탕으로 만들어도 구단 임직원중 어느 누구도 제재를 못하고 있다.

기업 경영의 경우이지만, 동료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 팀은 그렇지 않은 팀에 비해 성과가 무려 30~40% 뒤진다는 데이터가 있다.

‘2+1년’의 FA 계약으로 3년째를 맞는 박석민은 최대 18억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20경기를 뛰지 못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에 악영향을 끼쳤고, 올해는 초반 52경기에 출전하지 못함에도 구단이 어떻게 18억원 가까운 연봉을 지급하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다.

이에 대해 NC 구단에 답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회신이 없는 실정이다. 왜 박석민에 대해 연봉 삭감 등 추가 징계를 못하는지, 구단은 왜 트러블 메이커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지, 그저 한심할 따름이다.

삼성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첫날인 지난 3일 비(非) FA인 우익수 구자욱(29)과 5년간 총액 120억원(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으로 계약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동료 선수들은 대형 계약 소식에 모두 놀랐다. 다른 구단들은 “구자욱에게 이 정도의 계약을 해주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걱정들을 하고 있다.

구자욱이 ‘120억원 거품’ 논란을 일으킨 건 두가지다. 같은 비(非) FA인 SSG 한유섬(33)은 5년 총액 60억원으로 계약했는데 전력상 큰 차이가 없음에도 구자욱의 대우가 두배나 많기 때문이다. 한유섬은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MVP에 올랐었다.

페넌트레이스 2위 삼성은 지난해 11월 3전 2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2연패로 무너졌는데 구자욱은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물론 비슷한 기량이라도 팀 재정에 따라 차등이 있으므로 균일하게 계약금을 정할순 없다. 하지만 모 기업의 지원을 원활하게 받지 못하는 삼성이 올해에 한해 비정상적인 고액 계약을 한 것은 두고두고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올시즌이 끝나면 샐러리캡(연봉상한제)이 실시되는데 연봉이 높은 특정 선수는 다른 선수의 연봉을 깎아 먹는 셈이어서 대형 계약은 중장기적으로 팀워크를 해칠수가 있다.

원칙과 관례와 형평성을 무시한 박석민과 구자욱의 계약, 팀 성적과는 어떻게 연결될지 자못 궁금하다. 본지 객원기자